2022년 자기 계발 유튜버 자청이 쓴 ‘역행자’라는 책이 나오고 서점에서 꽤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었다. 자청은 몇 년 전부터 여기저기서 이름이 들려오던 사람이라서 나도 익히 알고는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썩 호감이 가는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가 하는 말들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편이었는데, 그래서 주위에서 이 책을 읽고 좋았다고 추천해 줄 때도 '뭐 그저 그런 자기 계발서랑 비슷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꽤 오랫동안 이 책을 읽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에 회사 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며 마케팅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우연히 자청이 사업자들을 컨설팅해주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는 유쾌하면서 한편으로는 가벼워 보이긴 했지만 전달해 주는 정보는 핵심을 찌르고 있었고 날카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유튜브를 몇개 더 보면서 그가 제목을 짓거나 유튜브를 운영하는 방식이에서 배울 만한 점이 있다고 느껴졌고, 무엇보다 자신이 쓴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정도의 마케팅 능력이라면 뭐라도 얻을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으며 왜 이책이 그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지 분석해 보며 느낀 점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입안까지 떠먹여주는 자기 계발서
이 책과 이 책의 저자 자청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구체적인 답>을 내려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두리뭉실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게 아니라 어떤 행동을 어떤 단계에서 해야 하는지 콕 집어서 말해준다. 자청은 본인의 유튜브에서 사람들을 이끄는 제목 짓는 법을 알려주는데 구체적인 숫자를 넣으면 그 문장에 신뢰성이 생기고 구체적이라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고 한다. 그 전략이 이 책에도 적용되어 있다.
<역행자 7단계 모델>, <22법칙>, <일요일 2시간 전략>등 숫자를 활용한 방법들이 많이 나온다. 일반적인 자기 계발서를 다 읽고 나면 뭔가 열정은 뿜뿜 하지만 막상 '그래서 뭘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책은 구체적으로 뭘 하라고 말해준다. 물론 실행하는 건 자신의 몫이겠지만.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무엇일까?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를 꼽으라면 무엇일까. 바로 ‘독서’와 ‘글쓰기’일 것이다. 사실 독서와 글쓰기는 자기 계발서와 성공한 사람들의 단골소재이면서 백번은 강조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두 가지를 가장 잘 실행하지 못한다. 왜 그럴까? 나는 가장 큰 이유로 와닿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자청은 많은 예시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두 가지가 왜 중요한지를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설명한다.
독서와 매일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는 나도 꽤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자청은 "인생에서 옳은 선택을 할 확률이 높아지면 질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라고 하는데, 글쓰기는 논리성과 창의성을 증진시켜 주는 활동으로 우리가 옳은 선택을 내릴 확률을 높여주는데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자청만의 단어들로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
자청의 책에서는 새로운 단어들이 많이 나온다. <유전자 오작동>, <자의식 해체>, <뇌 최적화> 등. 그가 만든 단어인지 혹은 원래 있던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처음 보는 단어들이다. 사실 자청처럼 흙수저로 살다가 성공한 사람은 많다. 그중에는 자청보다 몇십 배의 돈을 번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청이 유명해진 가장 큰 이유는 그 경험을 이론화시키고 마케팅을 통해 널리 알리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업을 구상하는 이들의 필독서
역행자에 7가지 모델 중 6단계에서는 경제적 자유를 얻는 즉, 사업을 해서 돈을 버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만약 사업을 준비 중이거나 하고 있다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 내용들을 담고 있다.
최근 본 한 유튜브에서도 "결국 성공한 사업은 사람들의 불편을 얼마나 잘 해소해 주느냐에 따라 달렸다."라는 말을 듣고 끄덕끄덕 했었는데, 역행자에서도 비슷한 말을 한다. 세탁소에 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준 <방문 세탁 서비스>나, 새벽에도 식재료를 받아보고 싶은 욕구를 해결해 준 <마켓컬리 새벽배송>, 언어를 배우지 않아도 소통하고 싶은 욕구를 해결해 주는 바로 번역이 가능한 <갤럭시 ai번역 서비스>. 성공한 사업들은 결국 사람들의 불편함이나 숨겨진 욕구를 발견해 나가고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사실 역행자도 일반 자기 계발서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뻔한 이야기를 한다기보다는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로 통하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옳은 선택을 하고, 행동하는 것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건 똑같은 이야기일지라도 그가 그 이야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그걸 풀어내는 과정들이었다.
마지막쯤 감동적인 문구가 있었다. 자청은 말한다. 결국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은 행복이었다고. 하지만 자신이 행복에 대해 말하면 아마 사람들이 읽지 않았을 거라고 하며 자신은 돈을 미끼로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그의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능력이 드러나기도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자청에 대해 오해도 있었고 뭐 지금도 그렇게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가 살아온 인생, 한 결정들, 그리고 지금 이루어 나가는 모든 것들을 알게 되니 그가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모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인가를 하고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 본인의 인생이 너무 바닥이라 절망스러운 사람들에게 자청의 <역행자>를 추천한다.